이곳 여우숲에 와서 가장 즐거운 일이 삶의 고수들이 자주 방문해서 당신들의 삶을 나누어 주는 것을 받아 먹는 것이다.

아무리 고단해도 그들이 방문하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밤을 샌다.

책을 통해서 얻지 못하거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을 그들은 은은하게 때론 뜨겁게 쏟아부어 준다.

그래서 여우숲의 삶이 때론 고단해도 즐겁게 견딜 수 있다.

그중의 한분이 오늘 낮시간에 방문해 주셨다.

말씀 중에 여기 여우숲은 "스스로를 아름답게 유배보내는 곳이 아닌가요?" 이렇게 물으셨다.

그렇다. 나 스스로 이곳을 선택해 유배왔기에 그 표현이 가슴 절절히 와 닿았다.

편함을, 대접받기를 원하는 쉼터가 아닌, 의도된 불편을 기꺼이 감당하며 스스로를 유배해서 세상의 고단함을 내려놓음으로 진정 쉼을 얻을 수 있는 곳, 바로 그곳이 이곳 여우숲이 아닌가?

적절한 표현이 가슴을 때린다. 가슴을 아리게 한다. 다산선생님은 유배를 당했으나 원망치 않고 온전히 그 상황을 특별함으로 바꾸어 놓으셨다. 그런 위대한 인물과 견줄수는 없다 할지라도 이곳 여우숲에서 온전한 쉼을 통한 충전은 쉬이 이룰수 있지 않을까?

여우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여우숲!

스스로를 아름답게 유배보내는 곳 여우숲!

너무 멋지지 않은가? 멋진 깨달음을 준 그분과 저녁을 먹기로 했다.ㅎㅎㅎ 부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