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숲으로 들어온지 4주째다.

지난주 삼성생명의 힐링캠프를 제대로 치르보겠노라 악을 써며 버텨냈다. 저질체력에도 이상하게 잘 견디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고 칭찬해 주었다.

대체로 행사도 원만하게 치루었고 이번주엔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어제 오후부터 급격한 체력저하로 힘들었다. 숲에 와서 처음으로 밝은 시간에 귀가(?)를 하였고, 10시가 되기 전 뻗어버렸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고, 오전에 남은 정리를 하는 것도 힘들었다.

점심을 겨우 먹고선 숲에 들어와 한번도 가지 않은 산책길(?)을 가 보기로 했다. 내가 가보지 않고 안내한다는건 말도 안되는...

백오선생이 이야기하는, 최대한 느껴보기로 하고 천천히 걸었다.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새들의 지저김, 풀벌레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끊임없이 들렸다. 특히 매미들의 소리는...

나무들도 유심히 보려고 애썼다. 다음에 보면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지 비교해 보기 위해서였다. 부러져 썩어진 나무, 넝쿨이 자기 몸을 휘감고 올라가고 있는 나무, 백오선생의 강의에 종종 나타나는 바위덩어리를 뿌리로 감싸고 하늘로 우뚝 솟은 나무 등등

사진을 찍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올려지지 않는다.(안타까움)

그들도 어쩌면 힘들고 어려운 과정임에도 묵묵히 자기의 꽃을 피워내려 지금의 시간들을 이겨내고 있겠지. 인내하며 때를 기다리는 저들의 지혜가 부럽다.

비가 와서 일주일이 넘도록 시간을 내어 산책길을 예초기로 깨끗하게 정리하신 법인대표님의 정성이 아주 편함으로 다가왔다.

사무실로 돌아오니 어느듯 생기가...

이것이 숲의 힘인가?

여우숲이 어떻게 준비하고 변화해야만 여우숲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을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을수 있을까? 아니 더 나아가 아름답게 성장하고 변화할수 있을까?

현장에서 활동할때는 나름 아이디어가 많고 모험성이 강한 리더였다고 자부했는데, 여기서는 까막눈이 되어 버렸다.

무엇을 어디에서 부터 챙겨야 할지, 사랑하는 님들 좀 가르쳐 주시지 않을래요?

숲에게 물어야 하나?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