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아침과 밤은 제법 쌀쌀하다.

세상의 집처럼 스위치 한번으로 난방을 하는 곳이 아닌 산방은 아주 자연친화적이다.

군불을 때야 하고 두어시간 지나면 따뜻해져 오는 것이 느낌이 좋다.

이런 느낌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는 불행하다 할만하다.ㅎ

늦은 귀가때나, 일기가 고르지 못할때는 군불때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

그보다 땔감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그 밤은 끔찍한 시간이 될 것이다.

요즘은 보통 장작 6개 정도면 밤을 충분히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매일 사용하면 양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숲에 지천으로 널린 나무라 하지만 그것을 운반하여 사용하기에 알맞게 베고, 쪼개고..

쉽지 않다. 큰 부담이다. 하지만 땀 흘리며 준비하는 이 시간이 오히려 즐겁기도 하다.

오늘 오랜만에 비바람에 부러진 잔가지들을 주워 차에 실었다. 좀 큰 나무들은 톱으로 자르기도 하면서...

전기톱이 또 말을 안들어서 작은 톱으로 자르면서 운반하던중, 결국 피를 봤다. 일이 서투르니 당연히 통과해야만 하는 과정이리라. 좀 더 능수능란해지기 위해선 더 많은 피를 봐야 할까?

여우숲의 두 건물은 이 겨울, 피를 보지 않고 무사히 넘어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두개의 산방 역시 이번 겨울을 잘 이겨나가야 한다.

나에게 찾아온 이 겨울도 미리 준비하고 땀 흘리며 단련하여 더 건강해지는 계절로 만들어 반드시 나의 꽃을 피우는 날을 만들어 내야 한다.

아! 지금 가서 땔감 다 내리고, 정리하고, 군불때고, 밥도 해야하고...

그래도 세상 시름이 없으니 행복합니다.ㅎ